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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레스토랑, 일반인에겐 환급수수료 500원까지 징수추가 주문은 빵 한조각도 불가...영업손실 신경 안쓰는 '관영식당' 본색
6월25일, 광명동굴레스토랑 마루드까브 직원 둘이 입구에서 예약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6월25일 일요일 오후 12시44분, 광명동굴레스토랑 마루드까브 내부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단순히 둘러보는 것도 거부되는 현실에서 비싼 돈을 들여 식사예약을 하는 것 외에는 레스토랑 내부를 구경할 방법조차도 없었다. 권력 있는 사람들은 친지까지 데리고 와서 공짜 식사도 했다는데 기자는 돈을 내고 예약 식사를 하지 않으면 내부 둘러보기도 안 된다는 이 불공평한 현실-억울하지만 힘없는 처지이니 어쩌겠는가.

마루드까브는 듣던 대로 인테리어부터 고급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서빙담당 직원이 테이블 상황을 지켜보며 물컵이 비기도 전에 수시로 와서 보충해준다. 가히 호텔급 서비스다.

가난한 신문사 취재비 사정을 감안해 예약은 최근 신설된 3만 원짜리 최저가 메뉴-햄버그 스테이크로 했다. 막상 테이블에 앉아서 그 3만 원 짜리를 대하니, 전화로 예약을 받던 종업원이 굳이 “햄버그 스테이크는 원래 어린이용 메뉴였기 때문에 5만원 채끝 등심 스테이크를 추천한다”고 토를 단 이유를 알만하다.

광명동굴레스토랑 마루드까브에서 판매하는 '햄버거 스테이크 코스 메뉴' 구성. 왼쪽부터 오늘의 스프, 구운 야채와 그래비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 스테이크, 쉐프 스페셜 디저트. 가격은 3만원.

3만 원 짜리는 ‘오늘의 스프, 구운 야채와 그래비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 스테이크, 쉐프 스페셜 디저트’가 전부다. 아무래도 양이 부족할 거 같아 추가 메뉴를 주문하려하니 ‘예약한 것 외에는 주문 불가’라고 했다. 빵이라도 좀 주든가 팔든가 하라고 했지만 그것도 거부됐다.

종업원이 테이블에 올 때마다 거듭 사정했지만 “예약손님에 딱 맞춰서 재료를 준비해 놓기 때문에 추가 주문은 불가능하다”, “원칙에 어긋난다”는 등의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굳이 기자임을 밝히지 않았지만 기자임을 알아채고 그러는가 싶기도 했다.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안된다? 권력자들에게는 공짜 식사도 주고, 할인도 해주고, 권력자를 위해서는 휴일근무까지 조정한다면서 힘없는 일반 손님은 돈 내고 먹겠다는데 빵 한조각도 내줄 수 없다니. 이게 광명동굴레스토랑에서 통하는 원칙이란 말인가.

광명동굴레스토랑 자리는 원래는 사람 한두 명 지나갈 수 있는 평범한 광산 갱도였다. 그걸 터널굴착장비까지 동원해 대대적으로 확장 공사를 한 끝에 레스토랑으로 탈바꿈시킨 것. 산 아래에서 레스토랑까지 약 600m길을 닦고 포장공사도 했다. 레스토랑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 원의 예산은 족히 투입된 것이다. 여기에 2016년 기준으로 인건비 4억5000만원, 음식재료비 2억5000만원, 운영경비 5000만원 등 무려 7억5000만원의 운영예산이 배정된 관영(官營)이자 관용(官用) 레스토랑이 마루드까브의 본질이다.

모든 것을 세금으로 대주니 그 예산 줄을 쥐고 있는 윗선의 높은 분들에게만 신경 쓰는 게 당연한 일일 터. 영업매출에는 신경을 쓸 필요 없는, 관료주의가 지배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절감했다. 돈벌이에 신경쓰는 일반 레스토랑 같으면 고객이 원하면 빵을 사와서라도 낼 것이다. 하지만 광명동굴레스토랑은 ‘없다’ ‘안 된다’고 하는 것으로 끝이다. 공산주의 국영 음식점인들 이럴까.

6월25일 점심 광명동굴레스토랑엔 기자를 포함하여 4팀, 10명의 손님이 있었다. 종업원은 룸 서빙 3명 외에 주방에도 3-4명이 보였다. 3일전에 메뉴를 주문하고 일체 변경이나 추가가 안 되는 운영방식임을 감안하면 손님 수에 비해 종업원이 많다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는 절대 영업이익을 올릴 수 없을 것이다. 장소 접근의 불편함, 은밀한 위치 등을 감안하면 광명동굴레스토랑은 애초부터 영업매출에 신경 쓰지 않을 작정으로 만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광명동굴레스토랑은 사전에 5만 원 이상(6월부터는 3만 원 이상) 메뉴를 선택해 주문하고, 그 주문메뉴 가격의 30%를 은행계좌 이체를 통해 선납해야 이용가능하다. 노쇼(예약일시에 나타나지 않는 것)를 방지하기 위해 예치금을 받는 영업장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신용카드 번호를 확보해 놓는 방식이지, 광명동굴레스토랑처럼 현금이체를 요구하는 곳은 많지 않다.

회사 업무 차 식사를 하고 그 비용을 법인카드로 계산할 경우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음식값 전액을 신용 카드로 계산해야 하는 사정이 있으니 3일전 예약당시 은행이체로 선납한 1만8000원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현찰 반환은 안 되고 은행계좌이체로 돌려주겠단다. 계좌이체에 따른 수수료 500원은 공제하고 1만7500원만 돌려준다는 것이다.

이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그런 식으로 따지면 기자는 예약하느라 1만8000원을 레스토랑에 이체해주는 과정에서도 수수료 500원 정도를 뜯겼으니 합쳐서 1000원 이상 손해다.

예약금은 고객이 원해서 송금한 것이 아니다. 레스토랑이 필요해서 내라고 한 것이니 그 비용부담은 레스토랑이 지는 것이 이치에 맞다. 그러나 광명동굴레스토랑은 예약금 보내고 받고 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을 전부 손님에게 떠넘긴다. 모든 불편은 고객이 감수하라는, 철저한 고객 불친절 주의다. 권력자에게는 공짜식사에 할인에 잘도 베풀더니만 힘없는 고객에게는 단돈 500원 비용까지 떠넘긴다.

레스토랑에서 산 아래까지 코끼리차열차를 타고 내려오며 ‘음식 추가 주문을 전혀 안 받더라’는 등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 코끼리열차 직원은 “손님들처럼 불평하는 분들이 꽤 있다. 식사량이 부족해도 추가 주문을 안받아주니 내려갈 때 다들 한 말씀씩 해서 굉장히 죄송한 입장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그 직원이 무슨 죄가 있을까.

이지율 기자  leejiyul@newsre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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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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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2017-07-28 19:52:25

    청와대도 개방하는 시대에 무슨 얼어죽을 마르머시깽이??
    한심해서 기사를 읽기도 짜증난다
    이건 뭐 북의 위대한 *** 지하벙커 식당 같네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데와 이런 공직자가 있네   삭제

    • 갈수없는 약자 2017-06-29 15:33:06

      서민들 피빨아 먹는 곳인가? 소시민 어디 한번 가보겠나? 누구를 위해 광명인 세금으로 운영한다냐?? 양시장과 시의원들을 위해???   삭제

      • 500 2017-06-29 09:02:45

        500원 수수료까지 떠넘긴다고? 고관에 상납하느라 서민에게 훑는건가? 그래봤자 푼돈인데... 너무 야박하다 야박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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