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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돌게 하는 것이 애국이다법인세 논란...고용없는 성장 시대에 돈을 돌게 할 방법론 측면에서 볼 필요
  • 이동명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2.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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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 과세표준 3000억 원 구간이 신설돼,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해당 구간에 속하는 대기업은 올해보다 법인세율이 3%포인트 올라 약 2조3000억 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드라이브의 영항으로 최고 35%인 연방 법인세를 20%선까지 파격 인하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일본은 30%를 훨씬 상회하던 법인세를 지속적으로 하향조정, 2018년도에 29.74%까지 내릴 예정이지만 미국의 감세에 자극받아 실질 법인세 부담을 20%까지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인데, 유독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 보수 언론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한상의는 법인세율을 1%P 인상하면 경제성장률이 1.13% 하락하며 과표 500억 원 초과 구간에 대해 법인세율을 3%P 인상하면 기업 투자가 6조3000억∼7조7000억 원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길이요, 경제를 망치는 길이라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일리가 있는 얘기다. 그러나 ‘고용 없는 성장’으로 대표되는, 돈이 원활하게 돌지 않고 일부에게 편중되고 있는 현실이란 측면에서 보면 ‘법인세’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일본 아소 재무상, “법인세 인하로 기업 수익 늘었지만 돈 안 돌아...세 인하 의미 없어”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몇몇 대기업은 풍요를 누리지만 대다수 국민은 소외된다. 잘나가는 기업이 돈을 쌓아놓고 독과점함으로써 돈의 순환이 차단된다. 돈이 순환이 막히니 국민 다수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진다. 정부가 나서서 강제로라도 돈을 돌게 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법인세는 정부가 강제로 돈을 순환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 지난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NHK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설파했던 논리의 구조가 이러했다.

“법인세를 인하한 결과 기업의 세후 수익은 크게 증가했다. 그런데 일본 기업들은 그 돈을 사내에 유보시켜 놓을 뿐, 돌게 하지 않고 있다. 기업이 돈을 돌게 하는 방법은 세가지다. 고용을 확대하거나 투자를 늘리거나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기업은 세가지 모두 인색하다. 법인세를 내린 것은 기업 수익이 증가한 만큼 돈이 돌아서 그 효과가 확산되길 바랐던 것인데, 지금 상황은 전혀 확산효과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럴 바에야 법인세를 내릴 이유가 없다.”

아소 부총리는 일본제국주의의 전범(戰犯) 기업인 아소 탄광 가문의 4대손이다. 누구보다 철저한 자본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분배주의, 평등주의와는 태생적으로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런 아소 부총리가 법인세 인하에 대해 회의론을 설파하는 현실이 필자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날 기업이 돈을 벌어도 쓰지 않기 때문에 경제 확산 효과가 없다는 아소 부총리의 지적은 한국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삼성그룹이 분기당 수십조원씩 번다고 하지만, 그 돈의 온기를 느끼는 사람이 삼성 가족 외에 몇 명이나 될까?

 

‘분배정의’가 아니라, 돈의 순환을 논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기업들이 고임금을 피해 투자처를 해외로 옮겨간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기업의 배당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할 만큼 인색하다. 고용도 거의 늘지 않는다. 일부 대기업은 돈을 벌지 모르지만, 그 돈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론적으로는 1억 원 수입을 올린 A가 그 1억 원을 B에게 쓰고, B는 다시 C에게 쓰는 식으로 돈이 무한하게 순환하면 전 국민이 모두 1억 원 연봉 부자가 된다. 하지만 A가 1000조원을 벌어 평균 국민소득을 크게 높였더라도 그 돈을 순환시키지 않으면 나머지 4999만9999명의 국민은 거지가 된다.

여기서 정부가 개입해 A가 가진 1000조원의 돈을 국민다중에게 돌게 해야 할 필요가 생겨난다. 정부가 A에게서 강제로 법인세(소득세)를 징수, 복지 등에 지출함으로써 돈을 돌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적 경제 고도화에도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요컨대, 돈을 잘 돌게 하는 자가 진정한 애국자요, 참 자본주의자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게 대한민국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확대시키는 지름길이다. 성장이냐 분배냐, 증세냐 감세냐를 논란할 것이 아니라 돈을 잘 돌게 하는 자 누구이며, 돈을 잘 돌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따져볼 일이다.

이동명 칼럼니스트  100real@newsre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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