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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당하지 않을 권리와 교권(敎權)제자들에게 맞지 않을 권리를 교권이라 하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 이동명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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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들에게 폭행당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 돼 버렸다. 스승이 제자에게 맞는 교육현장의 비극을 언론은 ‘교권침해 심각’이라고 보도하곤 한다. 교사에게 덤비는 학생과 학부모의 존재가 교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예시된다.

경기교육자치포럼이 경기도내 교원들을 대상으로 2017년 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 10명 중 8명은 교권침해 경험이 있고, 가장 대표적인 교권침해 유형은 학생의 폭언 욕설(62.7%)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2월6일 강원도 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통계를 보면 강원도 교육청 관내 일선 학교에서는 한 해 평균 230여 건의 교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기간 중 가장 빈발한 교권침해 유형은 폭언 욕설이 846건으로 최다였다고 한다.

요컨대, 학생들이 교사를 무시하고 덤비고 욕하고 폭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교권침해라는 것이다. 학생의 무분별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들 학생들을 지도하고 훈육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고 있는 교사들이 ‘교권침해’라고 느낄까, 그 심정이 이해는 간다.

교사에 대한 학생의 일탈 행위, ‘교권침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법으로 처단하지 않는 바에야 그 역시 교사의 몫일 수밖에 없다. 얌전한 학생만 가르치고 일탈을 일삼는 거친 학생은 내팽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교사들이 인성교육을 포기하고 ‘지식 가르치기’만 하겠다고 한다면 얘기는 전혀 달라질 것이다. 교사가 지식전수만 한다면 학원선생과 다를 게 없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교사들은 지식전수 기술이라는 면에서 보면 학원선생에 비해 비교우위라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교사에게 맡기는 것은 단순히 지식전수가 아니라 인성을 가다듬는 교육도 해주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이점에서 학생들의 폭언 욕설은 교권침해라고 규정하기 이전에 교사가 가르쳐서 바로잡아줘야 할, 교사의 직분 혹은 교사의 임무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있다.

애초 교권(敎權)은 한자풀이 그대로 하면 ‘가르칠 권리’다. 예를 들어 독재 정부에서 역사를 왜곡하거나 독재를 미화하는 교육을 하라고 강요하는데 대해 항의하며 ‘참 진리를 가르치겠다’고 외치는 교사가 있다고 하자. 여기서 진실을 가르칠 권리가 바로 교권이요, 그 진실을 가르칠 권리를 방해하는 것을 교권침해라 할 것이다.

혹자는 교권을 스승으로서 존경받을 권리라고 해석할지도 모르겠다. 교사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은 우리의 미풍양속이기도 하다. 그러나 스승에 대한 존경을 더 이상 강요할 수 없는 것도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존경은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날 때 비로소 발현되는 가치다. 스승에 대한 존경은 학생들의 의무는 될지언정 스승의 권리라고 하기 어렵다.

한편, 교사들도 노동자이니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 그러나 그건 교권이라기보다는 노동권이라고 할 것이다.

교사들도 평범한 인간이니 인류에게 보편으로 적용되는 기본권을 누려야 한다. 학생들의 욕설 폭언 폭행은 인간으로서 교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임에는 분명하다. 이점에서 교권을 교사인권의 줄임말이라고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다. 그 교권침해라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학생과 교사가 우열(優劣)적 개념을 앞세워 접근하기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설 때 해법의 단초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어느 경우든,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적 언행을 교권침해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일인지 차제에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 교권이란 말이 제자들에게 폭행당하지 않을 권리 정도로 규정된다는 것은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이 글은 월간헌정 3월호에 게재된 것을 전재한 것이다]

이동명 칼럼니스트  100real@newsre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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